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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한규

인피니트; 김성규와 가수 김성규 上 (4가지쇼)






김성규와 가수 김성규. 


4가지 쇼에서 보여진 성규는 이 두가지 측면이었는데, 각각에 대한 나의 느낌/생각이 스스로도 의아해서 정체를 밝히느라 고민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. 아직도 완전히 정리가 되지는 않았는데 그 때까지 미룬다고 쉽게 결론 날 것 같지가 않네.


미리 말하지만 '나'는 왜 이렇게 느끼고 생각했냐지, 성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.



먼저, 20대를 살아가는 청년, 김성규.


아무래도 4가지 쇼 이후 "성규에게 이런 면이!!" 라고 하면 외로움, 불안함에 대한 얘기가 될 텐데, 글쎄, 완전히 새로운 면은 아니지 않았나. 나는 좀 담담하게 봤다. 그래서 '나는 왜 이런가!' 이유를 생각해봤는데, (팬들 반응이 전체적으로 '담담'은 아니더라...)


성규 나이에서, 혹은 연예인이란 직업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 같아서.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판단 받는다는 직업적 차이로 인해 나나 일반인과는 그 종류가 다르지만. 그 동안 수 많은 연예인들이 그와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지 않았나. 그런 고충이 성규에게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. (분명 다른 멤버들에게도 비슷한 류의 외로움과 불안함이 있겠지)


그러니까 말 실수가 있었을 때 말이다. 사과문을 쓰기까지, 그리고 쓰는 그 순간에도 성규는 힘들었을 거고, 그 이후에도 쉽게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지 못했을 거다. 직후 활동에서 위축되어 있던 성규를 우리는 다 함께 안타까워하지 않았었나. 성규의 대처(수습이든 멘탈이든)가 내 예상 이상으로 성숙하여 성규를 믿는거지, 무조건 너는 괜찮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.


다만 스스로를 조금 자책한 이유는, 내가 자랑스러워했던 그 답을 성규가 나의 생각 이상으로 더 힘들게 찾은 결과물이었던 것 같아서, 믿음이란 이름으로 그 사실을 조금 가볍게 지나치지 않았나 싶어서. 인기는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다던 성규의 진지함이 흔히 떠도는 인기론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이고 아픈 계기에서 찾은 깨달음인 것 같아서, 그건 좀 더 늦게 경험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싶어 안타까웠다.



보다 근본적으로는, 

연예인이 외로움, 불안함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향한 내 시선이 차갑기 때문일거다. 나와 다른 반응처럼 보이는 팬들이 말하는 것도 사실 내가 위에서 자책하고 안타까워한 지점과 동일하다. 내가 저 영역에 한해서는 엄격한 사람이라 그렇다. 가끔 혼자 화도 낸다. 그마나 내 가수라서 이 정도의 감정동요가 있던거고. (다른 팬들과 비교하면 난 아주 메말랐.... 그, 그래도 쩍쩍 갈라진 정도까진 아니...겠지?)


이준이 말했던 "저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행복한 감정을 줘야지, 팬들에게 걱정, 불안을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혹시 제가 SNS에 아무렇지도 않게 투덜거리고 푸념할까봐 하지 않는 거예요. 아프더라도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려고 해요. 아무 생각없이 쓰는 글에 누군가는 신경을 쓰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걱정할 수도 있으니까요" 이 말에 난 거의 동의한다. 밝고 행복한 모습만 보여주란 말이 아니라, 솔직하되 부정적인 감정에 한해서는 일정한 선 안에서 노출해야 한다는 것이다. 모든 사람들이, 관계가, 반드시 밑 바닥의 아픔까지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. 또한 모든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부정적 감정을 적당히 넘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. 그래서 난 성규가 갑자기 곯은 속내를 다 오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. 지금까지처럼 그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면 된다. 


다만 동생들에게는 좀 더 기대도 괜찮지 않을까. 메마른 인간인 내가 약한 면을 보였다고 성규에 대한 애정이 줄지 않았고 성규 멘탈이 갑자기 붕괴되서 허구헌날 우는 소리를 늘어놓다 은퇴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같은 이유로 애정이 줄 것 같지 않은데, 그건 지금까지 봐 온 김성규가 가짜가 아니기 때문이다. 내 짐작보다 더 힘든 여정을 겪고 있었지만 그가 찾은 답들은 김성규가 현명하고 강인한 사람임을 여전히 증명하고 있다. 그 사실을 가장 잘 알고 있을, 동료이자 친구이자 가족인 여섯 동생들은 나 따위보다 훨씬 강한 애정으로 성규를 지지해 줄 것이다. 좀 더 기대도 여전히 그들에게 성규는 의지할 수 있는 맏형이자 최고의 리더일거다.(하지만 기댈 수 있는 존재가 되고 싶지, 기대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성규의 책임감과 의지는... 형 답다!!) 



4가지 쇼에서 본 성규는 20대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. 누구나와 마찬가지로, 지금의 고민을 나름의 답으로 극복할 것이고 30대, 40대에는 또 다른 그 순간의 고민을 안고 살아갈 것이기에, 지금 그가 고뇌하고 있다는 이유로 동정하진 않을 것이다. 


하지만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다. 너무 뻔한 말이라, 혹은 나 말고 다른 팬들이 넘치도록 했을테니 나 한 명은 안해도 될거라 여겼던 말들이 있다. 그 말들을 더는 아끼지 않을 것이다. 따스한 시선과 친절은 누구에게나 힘이 되는 것을 나는 왜 잊고 있었을까. 성규의 고뇌가 고통이 되지 않게 힘을 주는 팬이 되야지. 메마른 관계론 따위 개나 줘버려.







(왜케 오래 걸리지.... 본의 아니게 상하편이....되버렸...지금 이 글을 포스팅할까 말까 고민만 두 시간 째...)